보통 여자, 그냥 사람
2019. 7. 8.
20대에 나는 온 세상을 다 바꿔놓을 심산이었다. 그럴 수밖에 없었다. 세상이 나의 편이 아니었으므로. 세상은 자꾸만 내가 남자라고, 그러니까 어떤 삶을 살아야만 한다고 거짓말을 속삭였다. 나는 그 속삭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있는 힘껏 몸부림을 쳤다. 무엇이 왜 어떻게 얼마나 문제인지를 말하는 것이 나의 업이 되어 있었다. 그렇게 대학교 생활을 보냈고, 자연스럽게 시민사회단체에 첫 취직을 했다. 순조로웠다.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. 나는 여성으로서 신체적 그리고 법적 성별을 정정했고, 내 이름을 내가 지었으며, 내가 하고 싶은 일로 먹고 살 수 있게 되었다. 20대 중후반에 이룬 나름의 성공은 무척 달콤했고 눈부셨다. 하지만 나는 영원히 그렇게 살 수 없었다. 나는 어느 곳에 가든 내가 트랜스젠더임을 밝혀야..